 |
바다의 교훈
<바다의 선물> 린드버그
"바다는 아주 초조해 하거나 욕심이 지나치거나 참을성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 참을성과 신념,
바로 이것이 바다의 교훈이다" 로 시작되는 <바다의 선물>
은 읽는 순간부터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래서 20주년 기념판, 문고판, 영한대조판 등 서로 다른
번역본을 비교하고 밑줄을 쳐가면서 읽었다. 내가 수십 년
을 애독하는 이 책은 친지들에게 가장 읽히고 싶은 책이다.
작가가 2주 동안 한적한 바닷가에서 지내며 쇠고둥, 달조
개, 겹해돋이 조개, 굴, 앵무 조개 등 몇 개의 조가비 명상
을 통해, 특히 여성의 삶과 인간관계를 깊이 있게 조명한
이 책은 1955년 초판본이 나온 이래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
다. '여성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남성들도 그들의 애인이
나 부인, 장성한 딸들에 대해 해답을 구할 수 있는 중요한
책' 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이 책은 정신없이 바쁘게 살
아가는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독의 세계
에서 피워내야 할 꿈의 꽃을, 쉴새없는 음악과 떠들썩한 수
다로 채우는 현대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작가는 우리를
한적한 바닷가로 초대한다.
얼마나 많은 것을 지니고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적은 것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는가를 바닷가에서 배우자고 말한다.
바닷가에서 우리는 어린이나 성인처럼 자기가 처해 있는 '이곳'
과 '지금'에 파묻혀 사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창조를 위한 휴식, 자기 발견을 위한 침묵과 고독을 다시 배울
필요가 있으니 우리 모두 현실적인 여건이 어렵더라도 친구와
가족을 떠나 한 주일, 하루, 아니면 한 시간이라도 꼭 혼자 지
내는 연습을 해보자고 강조한다.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우리를 격리시키는 것은 무인도도
아니고 돌멩이 투성이의 황무지도 아니다. 그것은 마음속의 황
무지, 사람이 길 잃은 이방인으로서 헤매는 마음속의 사막이다.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낯선 존재일 때는 다른 사람에게도 접
촉을 가질 수 없음을 나는 몇 번이나 느꼈던가" 라고 표현하는
작가의 말은 곧 우리 자신의 고백이 아닐는지.... 오늘도 넓고
푸른 바다는 비어서 출렁이는 언어로 우리를 부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