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들이 주님께 청합니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믿음을 달라고 하지 않고 더하여 달라고 합니다. 믿음을 달라고 했으면, 사도들에게 본디 믿음이 없었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믿음을 더해 주십사고, 그래서 믿음 안에서 더욱 강하게 해 주십사고 그리스도께 청합니다. 믿음은 부분적으로는 우리에게 달려 있는 동시에 거룩한 은총의 선물입니다. 믿음의 시작은 우리한테 달려있고 온힘을 다해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는 가운데 유지되는 것이지만, 그러기 위해 필요한 확신과 힘은 거룩한 은총에서 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일이 가능하므로, "믿는 이게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9,23)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믿음을 통해 우리에게 오는 힘은 하느님의 힘입니다. 이를 잘 알았던 복된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에 이렇게 씁니다. "그리하여 어떤 이에게는 성령을 통하여 지혜의 말씀이, 어떤 이게게는 같은 성령에 따라 지식의 말씀이 주어집니다"(1코린 12,8). 여러분은 바오로 사도가 믿음을 영적 은총의 하나로 꼽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구원자께 자기들에게 이미 있는 믿음에 더해 주십사고 청했습니다. 주님게서는 구원 경륜을 모두 이루신 뒤에 자제들에게 성령을 보내 주심으로써 그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주님의 부활 이전에는 그들의 믿음이 너무 미약하여 '믿음이 약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지요.

    *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루카 복음 주해』113-16.

      - 교부들의 성경 주해 신약성경 IV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