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 열리는 창

	관리자

엄마의 꽃씨              엄마가 꽃씨를 받아              하얀 봉투에 넣어              편지 대신 보내던 날              이미 나의 마음엔              꽃밭 하나가 생겼습니다              흙 속에 꽃씨를 묻고              나의 기다림도 익어서 터질 무렵              마침내 나의 뜨락엔              환한 얼굴들이 웃으며              나를 불러세웠습니다              연분홍 접시꽃              진분홍 분꽃              빨간 봉숭아꽃              꽃들은 저마다              할 이야기가 많은 듯했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리 바삐 사느냐고              핀잔을 주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보내준              꽃씨에서 탄생한 꽃들이 질무렵              나는 다시 꽃씨를 받아              벗들에게 선물로 주겠습니다              꽃씨의 돌고 도는 여행처럼              사랑 또한 돌고 도는 것임을              엄마의 마음으로 알아듣고              꽃물이 든 기도를 바치면서              한 그루 꽃나무가 되겠습니다

입력일 : 2016.10.18

장호정  (2016-10-19, 14:18) 친정에 가서 집에 돌아올 때면 늘 무언가를 챙겨주시던 엄마가 생각납니다 지금은 아버지와 함께 평안히 쉬고 계실 엄마~ 엄마가 싸주시던 것 중 문득문득 더 아쉬운게 있다면 '찧은마늘'이 아닐까싶네요 아버지랑 마늘을 까서 찧어서 봉지봉지 조그맣게 냉동시켰다가 싸주시던 양념~~ 식사 준비할 때 찧을여유도없이 겨우 저며서 마늘을 넣을 때마다 엄마의 찧은 마늘이 그립고 슬며시 목이 메입니다 그땐 아까운 줄 모르고 뭉텅뭉텅 썼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공이 들었던 사랑의 양념인지 아쉬워보니 깨닫습니다 한국음식 가장 밑둥에서 맛을 내주는 마늘 안넣으면 무언가빠진 듯한 허전하고 채워지지않는 양념~ 살면서 살아가면서 순하게 이뤄지는게 있다면 그건 제가 이룬것이 아니라 소리없이 묵묵히 뒷받침해주는 사랑이 있었다는 걸 잊지않았으면 엄마가 건네 준 양념이 푸근한 국물맛되어 삶의 생기를 주었듯이 저도 그런 엄마이길 귀한 마늘꽃씨 건네 주신 엄마~ 꽃씨거둘 가을 깊어가는데 저는어떤 꽃씨를 건네 줄 엄마가 될 지 한 순간 다가올 겨울오기 전에 돌아보렵니다

박지영  (2016-10-18, 08:20) 한올한올 엮어 뜨게질하며 한올에 기도담고 생각담고 그리움담고 왜 저리도 가만히 앉아 하는지 가족하나 헤어리지 못하여도 그때는 참 좋았습니다. 온통 하늘이고 온통 바다이고 내 마음안에는 창공이 열려 어디든 갈 수 있었고 어디든 쉼이 있었습니다. 바삐 사는 내가 싫어 맘이 울퉁불퉁 구부러지는 때가 있습니다. 묵주알에 온 마음을 담아 한알한알 100단 200단... 그리하여도 창공은 활짝 열리지 않아 쉼이 되지 않을 때 멈춤의 기도. 가지 않아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고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에 담긴 나는 '나' 소중한 만큼 또한 아무것 아님에 머물면 이세상에 온갖 꽃들이 피어 바람타고 오는 꽃향기만으로도 한 그루 꽃나무가 될 수 있으리라는 아침나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