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티나 소성당 문턱에서
    창세기에 대한 명상

4. 심판    

예술가는 시스티나 소성당에 『 심판』을 아로새겼다
성당 안에서 『 심판』은 모든 것 위에 군림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종말이 적나라한 형상으로
생생하게 드러났다
종말, 이 명백함의 극치는
모든 세대가 걸어야 할 필연의 길인 것을.

내 전부가 죽어 없어지는 것은 아닐지니
Non omnis moriar —
내 안에 있는 소멸될 수 없는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의 그 무엇과 직면하는구나!
시스티나 제단화는 그렇게 점점 더 무수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아담이여 기억하는가
그 분께서 처음에 그대에게 물으셨지
"너는 어디에 있느냐?"
그대는 대답했지
"당신 앞에서 몸을 숨겼습니다. 저는 알몸이었기 때문입니다"
"누가 너더러 알몸이라고 말해주더냐?"
"당신께서 짝지어 주신 그 여자가 제게 열매를 주었나이다"

모든 이들
시스티나 제단화에 등장하는 이들은
예전의 그 대답을 유물처럼 계승하고 있구나
바로 그 물음과 그 답변을!
이것이 바로 그대들이 걸어가는 길의 종말이구나—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내안에 그대 안식처있으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