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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사도들의 상, 기하학적인 바닥의 무늬들,
대리석 기둥과 조각, 커다란 화폭에 그려진 성인들의 일화들,
모든 것이 크고 웅장해서 사람을 압도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온기를 불어넣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이다.
수도생활을 막 시작하던 무렵 "수도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
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큰 건물, 정원, 성당....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는데 그때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사실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은 사람의 온기, 즉 사랑이다.
성당이 아무리 웅장하고 멋지더라도 거기에 사람을 사람으로
알아보는 이들이 없으면 종내 그곳은 비게 된다.
사람을 사람으로 알아보느 일이 뭐 어려울 게 있게느냐고?
사실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장사꾼의 눈에는 사람들이
돈으로 보인다. 정치꾼들의 눈에는 사람들이 표로 보일 것이다.
힘을 추구하는 이의 눈에는 사람들이 자기 명령을 따르는
존재 말고 또 무엇이겠는가. 허영장이에게는 자기에게 박수치고
칭찬하는 사람들 아니면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들 눈에는 사람이 사람이 아니게 되지만 그러면서 그들 역시
사람의 본모습에서 멀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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