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이 있습니다. 이것을 식별한다는 것은 성숙한 인간 삶을 이루어가는 데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신앙인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도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들에게 그러한 모습을 일깨워줍니다. 성전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상들의 삶의 모습은 신앙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말을 떠올리게 만드는 모습입니다. 성전에서 하느님께 제물을 봉헌하는 것은 신앙인의 길입니다. 그런데 그 순수한 열심을 이용해 자신의 폭리를 남기는 동물 상인들의 행위는 올바른 일이 될 수 없습니다. 또 성전에 봉헌하는 돈을 바꾸어주며 역시 폭리를 남기는 환전상들의 행위 또한 올바른 일이 될 수 없습니다. 동물 상인과 환전상의 행위는 하느님의 뜻에 반하는 모습입니다. 성전을 휘감고 있는 어두운 악의 세력인 것입니다. 한편 신앙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집’, 성전에 대한 열정입니다. 하느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불사르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고 선포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집에 대한 열정’을 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동물 상인이나 환전상과 어떤 결탁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성전 내에서의 소란스러움이 못마땅한 것인지 어떤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당신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묻습니다,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예수님은 현세적이며 일시적인 표징을 요구하는 그 유다인들에게 영적이며 영원한 표징을 제시하십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우리는 이 의미를 알아듣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 이루신 영적이며 영원한 표징을 말입니다. 참된 신앙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킵니다.’라고 고백해야 하는 것입니다.
 
 - 예닮영성 심화길잡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