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권 밀라노의 교수, 네오플라토니즘, 사도 바오로 (서른 살때, 384)

12. 존재하는 것은 다 좋구나

다하는 것들 조차 좋은 것들임을 나는 분명 깨닫노라.
지선이면 다함이 없을 것이요, 좋은 것이기에 다할 수 있음이니
지극히 좋은 것일진대 없어 질 수 없을 것이요, 당초에 좋은 것이
아닐진대 없어질 무엇이 그에 있지 않을 것이니라.
다하는 것이 곧 덜어지는 것이라면 좋은 것이 줄어짐이 없을 때
덜어짐도 없을 것이니라. 덜어짐이 없이 다함이 있을 수 없으니
다하는 모든 것에 좋음이 덜어짐만은 명백한 일이니라.

없어질 아무런 좋음이 없다면 그 존재부터 있지 아니 한 것,
있고도 다하지 않을 무엇이라면 전보다 더 나은 것이니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을 까닭이니라.

좋음이 모조리 없어진 연후에 더 좋게 됐다는 말처럼 해괴한 것이
있겠느냐.  그런즉 없어질 아무런 좋음이 없다면 이는 곧
존재도 없음이니 존재하는 한, 좋은 것임이니라.

존재하는 것이란 다 좋구나.  하나, 어디로 좇아 오는지
내가 그 원인을 캐던 악을 본체가 아니다. 체를 가졌을진대
그도 또한 좋은 것이리라.  다함없는 본체란 한껏 커다란
좋음이요, 다함이 있는 본체 또한 좋음이 없었으면
다함도 있지 않으리라.

그러기에 나는 보고 깨달았노라.  그대가 창조한 건 모두
좋은 것, 그대가 내신 것은 본체 아닌 것이 없도다.

모든 것을 같지 않게 내셨기에 모든 것이 저마다 따로 좋고,
한꺼번에 다 좋으니 하느님께서 이 모든 것을 좋게 만드셨음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