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고한 마음은 믿지 않는 마음을 낳습니다. 신체의 어느 부분이 딱딱하게 굳으면 의사의 손길이 닿아도 낫지 않듯이, 우리 영혼도 고집으로 굳어지면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이미 사실로 규명된 일조차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조심하십시오' 하고 경고합니다. ... 그러면서 미래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과거에 있었던 사실을 제시하는 편이 훨씬 설득력이 크기 때문에, 사도는 히브리인들에게 믿음이 부족하여 일어났던 옛날 일을 떠올려 줍니다. 여러분의 조상들이 하느님께 응당 가졌어야 할 믿을을 저버려 그처럼 벌을 받은 역사를 돌이켜 볼 때, 하물며 여러분은 더 큰 심판을 받게 될 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바오로 사도는 '오늘'이란 말을 썼는데, 이는 세상이 없어지지 않는 한 '언제나'의 뜻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이라는 말이 들리는 한 여러분은 날마다 서로 격려하여, 죄의 속임수에 넘어가 완고해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하십시오"는 서로 타이르고 일깨우며 스스로 정신 차려 옛날 광야에서와 같은 벌이 내리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죄가 불신을 낳는다는 것을 아시겠지요? 불신은 또한 악한 마음을 낳게 마련이기에 "악인이 오면 멸시도 오고"(잠언 18,3)라는 말씀대로, 우리의 영혼도 악의 구렁에 빠져 버리면 남을 멸시하게 됩니다. 멸시하는 영혼은 믿음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믿지 않아야 하느님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요한 크리소스토무스『히브리서 강해』6,3-4.
 
  - 교부들의 성경 주해 신약성경 XII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