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솟는샘 > 설립취지
우리 시대는 ‘문화의 시대’입니다. 오늘날 문화는 모든 계층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삶의 보편적 환경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말미암아 인간의 삶이 이전 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폭넓게 문화적 환경에 동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인간의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사고와 의식’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문화가 인간 삶의 산물로 머물지 않고 인간의 삶을 이끌어가고 주도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능동적인 ‘네트워크’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삶의 환경은 인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극복해야 할 많은 난제들을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문화의 ‘상품적’ 가치가 문화의 또 다른 가치들 특히 ‘정신적’ 및 ‘영적’인 가치들을 압도해 가는 문화의 획일적이고 감각적인 쏠림 현상입니다. |
소비 지향 사회 구조 안에서 발견되는 문화의 감각적 가치 편향은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그 심각한 후유증을 남깁니다.
인간 자신이 점차 획일화 되고 심지어 상품화 될 수도 있다는, 급기야는 인간성의 왜곡과 문화 그 자체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는 요소들이 거기에 잠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늘 그러해왔듯이 인간이 처한 삶의 환경에서 교회와 그 구성원들은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습니다.
인간의 감성이 주목받는 오늘의 시대에 복음에 기초한 영성적 대안을 위한 새로운 성찰과 접근 방법이 요구됩니다. 이성뿐만 아니라, 감성을 신앙의 길에 통합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영성 교육이 필요합니다.
성 암브로시오 주교가 가르쳤듯이 신앙의 지식을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져오는’ 영적 성장 과정에 대해 교회가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할 때입니다.
| 오늘날 종교적 삶을 ‘손해 볼 것 없을’ 일종의 보험 상품이나 문화적 취향의 하나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앙을 삶의 근본 관심사로 일깨운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거나 안주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교회는 자신의 잘못된 이미지를 불식시켜야할 것입니다. 교회는 지금껏 사람들에게 주었던 이미지 곧 ‘윤리-도덕적 종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삶을 치유하고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구원의 종교’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교회는 인간의 감성이 주도해 가는 오늘의 현실에서 사람들에게 진정한 내면의 기쁨을 일깨울 수 있는 새로운 ‘영성 언어’를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삶이 지향하는 풍요로움과 이에 따른 종교적 무관심에서, 또는 삶의 의미를 상실해 가는 거기에서 사람들에게 삶의 열정을 일깨우고 희망을 닮아낼 복음적 비전이 요구됩니다. |
특히 인생길에 이른바 “두 번째 여행”(제럴드 오콜린스)을 시작하는 4-50대 중장년층과 젊은 노년층에 대한 교회의 각별한 관심이 요청됩니다. 교회 안에서 현실적으로 그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은 가정과 사회를 위해 헌신하느라 실상 자기를 돌아볼 틈이 없었던 세대들입니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거둔 결실이 무엇이 되었든 자기 정체성의 위기를 가장 예리하게 느끼는 계층이 이들 세대인 것입니다. 복음의 빛 안에서 자신과 세상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교회가 이들을 도울 수 있어야 합니다.
「가톨릭영성아카데미 물이 솟는 샘」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사목적 요구에 부응하여 가톨릭교회의 오랜 영성전통을 탐구하고 이를 실천적 과제 안에서 프로그램화 하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