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루살렘: 수난과 부활의 장소입니다. 사람들은 여행을 하기 위해서 어떤 장소를 정하고 떠나는데, 일을 하기 위해서나 돈을 벌고 일하기 위해서 어떤 나라 어떤 도시로 향해 갑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향해서 길을 떠나십니다. 십자가 죽음의 고통을 겪을 예루살렘으로 가시려는 것입니다. 부활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피부에 와 닿지 않기에 관심이 없습니다. 예수께서 부활 하신 후에도 사람들은 반신반의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자신의 부활이 이뤄질 예루살렘을 향해서 예수님께서 마음을 굳히시고 떠나십니다. 왜? 거기서 인간 구원을 완성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 부활의 생명을 선물로 주시기 위해서 예수께서는 자신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 이뤄질 곳인 예루살렘으로 떠나십니다. 우리도 영적으로 예수님의 이 여행길에 동행하려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유다인들은 혼혈족인데다가 혼합종교를 믿는 사마리아인들을 싫어했습니다. 그러니 사마리아인인들 유다인들을 좋아했겠습니까? 그러니까 제자들은 그들을 불에 태워서 집단 학살이라도 하자는 생각을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 면전에서 이렇게 위험한 발상을 하고 스승 앞에서 발설까지 하다니! 오늘도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런 발상을 하고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예수님은 그들을 꾸짖으셨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 꾸짖는 말씀이 들려오는가? 교회와 사회에 소음이 너무 많아서 듣기 어려운가?
 
 2. 성당에 다닌다는 것은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입니다. 이 믿음은 여러 단계를 거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단계에 이릅니다. 어떻게 예수님을 따를 것인가? 어떤 마음으로 따라야 하는 것인가? 이 대답을 오늘 복음서에서 예수님으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1) 어떤 사람이 예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리자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하게 사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가난하게 살라고, 마음으로 가난하게 살면 행복하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나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돈이 많이 있으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로운 사람들이 있고, 돈이 없는데 평생 재물에 집착하면서 노예처럼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돈이나 재물이 아니라, 하느님께 전적인 희망을 걸고 예수님을 뒤따르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인간적인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 성령께서 오셔서 이끌어주셔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은총의 생활입니다.
 
 2) 먼저 아버지의 장례를 지내고 와서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사람에게 황급하게 복음을 전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에게 맡기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예수께서는 이처럼 지금 하느님의 나라가 세상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계신다. 예수님을 믿는 것은 내가 많은 종교 가운데 하나로 선택하거나, 예수님의 가르침을 세상의 많은 가치관 가운데 하나로 내가 너그럽게 선택해도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세상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세상을 다스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이것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3) 가족들에게 인사하고 나서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사람에게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서 살려고 노력하면서 살다보면 자꾸 뒤를 돌아보려는 유혹에 빠집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세상이 하느님께서 다스리신다고 확신하면서 기쁘게 살고 하느님 때문에 희망을 간직하면서 애덕을 실천하기 위해서 기꺼이 희생하고 근검절약하다가도 자주 의심이 듭니다. 세상은 하느님이 아니라 피조물이 지배하는 곳이라는 생각이들면서 신앙 생활을 포기하거나 잠시 쉬었다가 가겠다거나 타협적으로 신앙 생활을 하고 싶은 유혹을 받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유혹에 빠지지 말고 단호하게 앞만 바라보면서 예수님을 뒤따르는 삶을 살라고 재촉하십니다.
 
 - 예닮영성 심화길잡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