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 친교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그분의 빛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 자신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느님은 빛이시다. 그러나 그 빛은 우리 육체의 눈으로는 다가갈 수 없는 빛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밝음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신다. 어둠의 지배자가 이긴다는 마니교도들의 생각은 터무니없다. 진리는 빛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에 따라 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둠 속에 있는 것이다. 빛은 본성에서 하느님과 닮았으며, 그분을 묘사하는 유비로 사용될 수 있다. 믿음을 확증해주는 적극적인 선한 행실 없이 단지 믿음을 고백하는 것만으로는 구원에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순박한 믿음과 사랑으로 행한 것이 아니라면 선한 행실 또한 아무런 가치가 없다. 작은 잘못은 위중한 죄와는 다르지만, 죄 없는 이는 없다.
 
  그러나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보내시어 우리의 죄 때문에 죽게 하셨고 그의 피가 우리를 씻어 우리가 하느님과 손잡고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자기 노력으로 완전함에 이르며 이 세상에서 어떤 죄도 저지르지 않고 살 수 있다고 믿는 펠라기우스 같은 이들은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이며, 우리는 그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회개하는 죄인만이 하느님의 말씀이 자기 안에 머무르신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하신 일을 기억하며 그분 피의 성체를 받아 모실때, 우리에게 잘못한 이들을 용서하며 그분께 우리를 용서해 주십사고 청할 때 나날이 겸손하게 우리의 잘못을 그분께 고백한다. 하느님은 성실하시며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실 것이다. 우리 죄와 잘못을 위해 기도하라고 우리를 가르치신 분께서는 아버지의 자비도 약속하셨다.
 
  - 교부들의 성경 주해 신약성경 XIII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