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종의 본분에 빗대어 신앙인으로서의 우리의 역할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종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자랑하거나 보상을 바랄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일에 대한 결과와 그에 따른 보상에 대해 기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서운해 하고 실망하고 불만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모습은 달라야 합니다. 특히 공동체 안에서 봉사자로서 살아갈 때는 더욱 조심하여야 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봉사할 수 있는 시간, 재능, 건강, 경제력 등은 하느님께로부터 주어진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신이 잘나서, 잘해서 봉사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함께 살기에 적합한 선물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성실히 살아간다면 매일매일을 마감하면서, 특히 이 세상에서의 삶을 마감하는 그 때에 ‘저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충만한 삶을 사신 분이 성모님이십니다. 성모님의 전 생애는 예수님의 삶에 일치하여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사신 삶입니다. 일생을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을 위해 사신 어머니이십니다. 또한 지금은 우리를 위해 살고 계신 우리의 어머니이십니다. 10월은 묵주기도 성월입니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셨던 성모님께 우리의 신앙인다운 삶을 위해 전구를 청합시다. 그리하여 우리 각자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합시다. 이러한 삶은 하느님 안에서 더욱 사랑받을 수 있는 모습이고, 더욱 아름다운 공동체를 가꿀 수 있는 모습입니다.

- 예닮영성 심화과정 길잡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