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은 끊임없는 선택의 여정입니다. ‘저녁 반찬을 무엇을 할까?’부터 시작하여, 자녀의 진학, 직업의 선택, 배우자의 선택, 거주지의 선택 등 한 가지 한 가지의 선택이 모여 삶 전체를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 무엇을 선택하느냐,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을 참으로 여러 차려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가만히 우리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봅시다. 자신의 인생에서 언제, 어떤 커다란 전환점이 있었는지요? 오늘 우리는 우리 인생에서의 커다란, 아니 가장 중요한 전환점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예수님의 세례 받으신 사건을 통해 우리가 세례 받은 그날을 떠올려보았으면 합니다. 예수님은 세례를 통해 당신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십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셨다는 것,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오셨다는 것이 하나의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에게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또 다른 삶의 전환을 보여줍니다. 세례와 더불어 아버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당신의 사명을 공적으로 시작하시는 것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하느님의 선포는 이러한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공생활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 모두를 당신이 세우신 교회 공동체 안으로 초대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부르심의 초대에 응답했습니다. 우리는 사도들처럼 예수님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고, 직접 생활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체험한 이들로부터, 그리고 그들로부터 전해들은 이들로부터 또한 전해들은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이렇게 이어져왔고, 또 이어질 것입니다. 세례를 통해 응답할 수 있었음에 감사를 드리고, 세례자 요한처럼 예수님을 증언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드려야겠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체험하고 전한 신앙 선조들처럼 우리도 신앙을 전할 수 있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야겠습니다.
 
 -예닮영성 심화길잡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