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저주하는 자들을 축복하며,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뺨을 때리는 자에게 다른 뺨을 내밀고, 겉옷을 가져가는 자에게 속옷까지도 가져가게 하라.’고 우리에게 역설의 삶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인간적으로는 너무나 실천하기 어려운 삶의 길을 제시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러한 마음으로 이러한 삶을 살아간다면 평화로운 세상, 함께 사는 세상이 될 것임에 틀림없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악어와 악어새’의 이야기에서 함께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깊은 정글 속 넓은 늪에 커다란 악어와 그 옆 나무에 작은 새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서로 이웃이면서도 친하지 못하였습니다. 악어는 “내가 뭐 저런 쪼그만 녀석과 친할 이유가 어디 있어. 나는 이 늪의 임금인데. 또 나에게는 음식도 풍족하고 부러운 것이 하나도 없는데 말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작은 새는 새 대로, “흥, 맨 날 지저분한 늪에서 지내면서 잘난 척하긴. 나처럼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올 수도 없으면서.”하고 스스로 뽐내며 지냈습니다. 이처럼 서로 자기 자랑에 차 있었지만, 은근히 마음 한 구석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악어는 음식이 풍부했지만, 충치가 있어서 음식이 이빨 사이에 끼면 너무 아파 울곤 하였습니다. 그때마다 ‘저 작은 새가 가늘고 긴 부리로 청소해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여겼습니다. 한편 작은 새는 몸집이 작아 언제나 큰 새들의 표적 될까봐 불안해서 먹이도 잘 구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저 악어가 남긴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이렇게 악어와 작은 새는 서로를 필요로 하면서도 말을 하지 못하고, 가슴앓이만 하는 어느 날이었습니다. 따뜻한 봄기운과 더불어 조용한 소리가 늪을 감돌았습니다.

“너희도 ... 해 주어라.”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 해 주어라.”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 소리에 악어도, 작은 새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 그동안 나는 나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해 주었으면 하고 바랄뿐 내가 무얼 해 줄지 생각하지 못했구나.”하고 깨달았습니다. 악어와 작은 새는 서로에게 다가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가 바라는 대로 해 주자고 약속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작은 새는 악어의 친구, ‘악어새’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기대합니다. 그리곤 그것을 들어주지 않거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불편한 마음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내가 무엇을 바라기 전에, 먼저 무엇을 해드릴지를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이런 마음으로 다가가고 실천한다면 함께하는 삶, 평화로운 삶이 자리할 것입니다.

-예닮영성 심화길잡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