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주일’의 복음 말씀은 선교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게 합니다. 선교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명이지만, 특히 ‘선교사’들의 삶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나라에 와서 활동하신 분들, 또 지금도 하고 계신 분들의 삶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아울러 해외에 나가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도 기억해야겠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선교사를 만난 첫 체험은 안양 성 나자로 마을에서 평생 나환자들을 위해 사시다가 선종하신 요셉 쉬니 신부님의 유언 말씀을 통해서입니다. 신부님은 “무덤 위에 소나무 한 그루를 심어 커지면 베어다가 나환자의 집을 지어 달라. 베어 낸 자리에다 또 한 그루 소나무를 심어 크게 자라거든 또 베어다 나환자를 위해 집을 지어주라.”고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문둥이 위해 살다 죽은 후에도 문둥이 집 지을 재목 위해 썩어질 비료가 된다면 그것으로 행복하겠습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평생을 이국땅에서 한센 병 환자들과 함께 사시다가 주검까지도 나누기를 주저하지 않은 삶의 모습에 진한 감동을 느낍니다.

선교사들은 하나 같이 자신들이 누리던 풍요로움을 멀리하고 가난한 마을, 그렇지만 순박한 사람들과 함께 삽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생활 풍습의 어려움을 이겨낼 뿐 아니라, 고독한 삶을 즐길 줄 압니다. 어두운 밤의 등불 같은 하느님께서 함께하시기에 믿고 희망하며 나아갑니다. 자신들이 체험한 행복을 나누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느님께서 언제나 함께 하심을, 하느님의 사랑을 모두가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애씁니다.

그런데 해외에서만 선교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모두가 선교사이어야 합니다.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선교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선, 해외에서든 국내에서든 선교를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둘째, 물질적 후원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스스로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다져야겠습니다. 그리고 선교사라는 사명 의식을 삶에서 실천해야겠습니다. 우리들이 있는 그곳, 만나는 사람들이 바로 선교지이고, 선교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선교사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전하고, 나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예닮영성 심화길잡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