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멸에서 새로운 세상으로 

마르코복음서에서 보면 13,7-23에 나오는 전쟁, 지진과 기근, 박해의 재난에 이어 ‘우주의 무질서’(24-25절)가 인간을 파멸로 몰고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께서 모든 것을 역전시키고 새로운 질서, 새로운 창조를 일궈 내리라는 것입니다. 절망적인 세상에서 하느님께서 새롭게 세상을 이끌어 가실 것에 대한 신뢰심을 가져야 한다는 복음 말씀입니다.  

오늘 어두운 세계를 잠시 봅시다. 여러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청난 빈부의 격차, 아프리카와 중동을 비롯해서 온 세상에서 인간이 인간에게 자행하는 엄청난 폭력,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실업자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등이 속수무책인 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웃 사람한테서 일어나는 이런 저런 마음 아픈 일들과 나의 개인적 어두움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큰 권능을 가지고 모든 곳에서 영광을 펼치시리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믿으라고 복음은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2. 하느님 때문에 절망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신앙인의 눈길 

가장 큰 재난(13,14-23)과 천체가 흔들리는 비극적 상황(24-25절)은 반전反轉됩니다. 사람의 아들이 구름을 타고 권능을 떨치며 영광에 싸여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26절). 이것을 우리는 신앙의 눈으로 보아야 하겠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하느님의 권능과 영광을 이 시대의 어두운 곳에서도 기대하고 찾아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죽어가는 사람들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소서. 그래서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소서’(요한17,1). ‘살아있는 사람은 하느님의 영광이다’(성 이레네오).

절망적 상황에서 하느님께서는 온 세상에서 뽑힌 이들을 모으심으로써 당신의 능력을 발휘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를 가리키는 교회를 통해서 희망이 이 세상에서 실현된다. 

자주 우리를 위협하는 비극적이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하느님의 주도권으로(‘하느님 아버지만이 그 시간을 아신다’ 32절) 그 상황이 반전反轉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신앙의 눈을 부릅뜨고 하느님의 주도권으로 펼쳐지는 희망적인 세상을 바라봅시다.  

3.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29절)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려고 노력합니다. 자연도 하느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 현상을 통해서 하느님을 바라보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께서 세상에 개입하고 계시다는 것을 우리는 배울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아무리 실망스럽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이미 창조로써 시작하신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기어이 완성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창조하시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완성시킬 날이 바로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 왔습니다. 이 믿음을 가지고 우리는 오늘의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해야 하겠습니다.

  - 예닮영성 심화길잡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