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 열리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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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창 6    기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어디까지 가세요?' 하고   묻는 말이 유난히 정겹게 여겨질 때가 있다. '저는 외할머니   장례식에 다녀오는 길이거든요.'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말을   건네던 여대생, 헤어질 적에도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나그네   길에서의 담백한 평화로움이여.

입력일 : 2016.11.22

장호정  (2016-11-22, 10:23) '바닷마을 다이어리' (3) 네 자매는 시원한 바닷가 해변을 거닐며 생애 마지막엔 무슨 생각이 들까 서로의 생각들을 묻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흐드러지게 핀 벚꽃의 아름다움을 느끼시고 떠나신 아버지 원망스러웠던 아버지였지만 새 동생을 자신들에게 보내 주신 아버지의 자상함에 마음이 가득 차오르는 네 자매의 바닷가의 풍경~ 참 고마운 영화였습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언제나 무겁고 잘 준비해야 하는 것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죽음은 철저하게 남겨진 이들의 몫인 것 같습니다 세상을 떠난 이가 생전에 사랑이 깊었다면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될 것이고 아픔과 고통을 주는 삶이었다면 우리들은 그걸 끊어내어 단절할 것이니까요 하느님의 모상인 우리이기에 우리 안에 있는 자비의 씨앗이 그걸 충분히 해 내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자비의 하느님 제 안에 심어주신 사랑의 불씨로 세상을 떠난 모든 영혼들이 따뜻하게 부드럽게 쉴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소서 아멘

장호정  (2016-11-22, 10:17) '바닷마을 다이어리'(2) 그들은 서둘러 아버지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아버지의 두번째 세번째 사랑의 흔적들을 봅니다 아버지의 시간들이 마지막이 외로움과 회한으로 차 있었네요 모든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역에서 두번째 사랑의 결실인 여동생에게 언니들이 말합니다 "우리랑 같이 살래?" 살짝 삶이 권태로웠던 세 자매에게 새 동생은 삶의 활기가 되었고 존재자체가 남에게 상처였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새 동생도 웃음을 찾습니다 그러나 서로에게 금기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그녀들은 남은 상처가 잘 아물지 못합니다 외할머니의 기일에 엄마와 큰언니는 서로 아픈 곳을 찌르고 다른 동생들도 금기시 되었던 아버지의 추억을 묻어두었던 나만의 아버지를 꺼내놓습니다 가족들이 마음을 활짝 열고 각자 참았던 그리움과 애증을 보이니 쌓였던 원망과 설움이 다 걷혔네요

장호정  (2016-11-22, 10:10) '바닷마을 다이어리' (1) 아버지의 부음소식으로 시작되는 일본영화입니다 아버지의 외도로 남겨진 세딸과 아내~ 엄마마저 도시로 떠나고 세 자매는 크고 낡은 집을 지키며 성장합니다 가장 역할을 하며 동생들을 보살피는 큰 언니 그녀는 같은 병원 유부남 닥터를 사랑하지요 은행원인 둘째는 만나는 남자마다 경제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늘 용돈까지 대주기 일쑤인데 실연도 잘 당합니다 산 등반하는 것을 사랑해서 발가락까지 잃은 남자와 스포츠 용품 매장에서 함께 일하는 막내는 그 남자가 자기를 남기고 산으로 홀연히 떠날까 늘 마음을 씁니다 세 자매는 보란듯 내세울 만한 학벌과 재능과 미모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녀들이 집에 돌아와 도란도란 밥먹고 살아가는 모습들은 초라하거나 불안하거나 지쳐있거나 어둡거나 가난하지 않고 오히려 따뜻함과 안도감이 느껴지는 건 오래된 집의 기운일까요?

박지영  (2016-11-22, 07:38) 담백한 평화로움, 그 평화를 담습니다. 지글지글한 열정이 아니어도 담백한 그 느낌이 오늘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