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언행을 아는 요셉은 마리아를 나쁘게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가 아이를 가진 걸 생각하면 마리아를 좋게만 여길 수도 없었습니다. 요셉의 마음은 오락가락했습니다. 마리아와 관계를 그대로 이어 가기도 두려웠고, 마리아를 내칠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요셉에게도 계시가 필요했던 까닭입니다. 마리아는 천사를 보았고, 그에게서 자신과 엘리사벳의 잉태에 대해 들었습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을 보러 산악 지방으로 갔고, 엘리사벳을 만나고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리아에게도 이런 계시가 필요했는데, 마리아의 잉태에 대해 들은 요셉에게는 계시가 얼마나 더 필요했겠습니까?
    그런즉 요셉에게 천사가 나타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의로운 남자가 영문을 알지 못해 의로운 뜻에서 불의한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둘째는, 마리아 어머니의 영예를 위해서였습니다. 마리아가 파혼을 당했다면, 그 여인은 불쾌한 의심에서 (믿는 이들이 아니라 믿지 않는 이들 사이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셋째는, 그것이 거룩한 잉태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요셉이 마리아에 대해 더욱 성실히 자제할 터이기 때문이었습니다. ···
    요셉은 처음에는 정의의 체제에 따라 자신을 보호했고, 나중에는 이 탄생에 대한 경외심으로 아내를 보호했습니다. 그런데 왜 천사는 동정녀의 잉태 전에 요셉에게 나타나 요셉이 애초에 파혼할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지 않았을까요? 이미 늙은 여인인 자신의 아내가 잉태하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믿지 않는 잘못을 저지른 즈카르야(루카 1장 참조)와 같은 운명을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처녀가 임신하는 것은 늙은 여인이 임신하는 것보다 훨씬 더 믿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고위 성직자인 대사제가 그런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면, 그의 동족인 이 평범한 사람은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더 믿기 어려웠겠습니까?
                                        * 『마태오 복음 미완성 작품』 강해 1.

                                 - 교부들의 성경 주해 신약성경 I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