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의 모범을 따라 우리의 모든 가정이 성화되길 기도합니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관계를 맺는 것이 우리의 인생살이입니다. 그러나 가족만큼 더 긴밀하고 소중한 만남도, 관계도 없습니다. ‘만남’이라는 노래의 노랫말처럼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라고 외칠 수 있는 그런 만남, 그런 관계가 가족이어야 합니다. 누구를 만났을 때 편안하게 느낄 때가 있고, 또 편안한 상대가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다시 만나고 싶고, 다시 찾게 되는 대상입니다. 그런데 가정이, 우리의 가족이 바로 그런 곳이어야 하고, 그런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가정 안에서 편안한 만남, 안락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사랑의 역할 수행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느 한쪽만의 짝사랑이어서도 안 되고, 또 그 사랑을 알고도 받아들이지 않는 외 사랑이어서는 더욱 안 됩니다.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말로는 ‘내리사랑’이라는 말도 있고,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또한 자녀 된 도리, 즉 부모님에 대한 자녀의 사랑을 드러내는 말로는 ‘효, 경’의 표현이 있고, ‘순명, 순종’이라는 표현도 일컬어집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모와 자녀간의 사랑의 역할 수행은 권리와 의무의 공존입니다. 이것은 마치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상관관계를 지닙니다. 왜냐면 가장 소중한 사랑의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헌신적 내리사랑에 대해 자녀는 순명의 사랑을, 자녀의 순명적 사랑에 대해서는 부모의 내리사랑이 요청됩니다. 이 사랑의 모범을 성가정에서 엿봅니다. 성모님은 아기 예수님이 ‘반대 받는 표적’이 되리라는 예언을 듣습니다. 그리고 사실 예수님의 생애는 ‘반대 받는 표적’의 삶이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삶에 성모님은 함께 합니다. 한 아기를 잉태하리라는 성모 영보의 소식으로부터 십자가 아래 서 계실 그 때까지 말입니다. 성모님의 생애는 칼로 마음이 찔리는 아픔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아픔은 기쁨이었습니다. 왜냐면 사랑의 아픔이었고, 사랑의 함께함이었기 때문입니다. 성가정의 모범에 따라 사랑 안에서 서로 함께할 때 우리의 인생은 더욱 아름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