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르나움은 예수님께서 많은 말씀과 업적을 보여주신 곳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예수님께서는 더러운 영에 들린 사람을 치유해 주십니다. 이 사건을 통해 예수님에 대한 서로 다른 반응을 보게 됩니다. 회당에 있었던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 안에서 율법학자와는 다른 권위를 발견합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 권위는 그분의 가르침이 단순한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하느님 사랑의 손길임이 드러나는 데에 있습니다. 하느님의 손길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그 손길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오늘 회당에서도 이런 하느님 사랑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더러운 영에 사로잡힌 사람입니다. 더러운 영은 예수님께 소리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더러운 영은 ‘당신과 우리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당신의 길과 우리의 길은 다릅니다.’라고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더러운 영에게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리고 더러운 영이 나간 그 사람은 치유의 은혜를 입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의 손길을 체험한 것은 더러운 영이 들렸던 사람만이 아닙니다. 그 놀라운 사건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낀 회당 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은혜로운 체험인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더러운 영들도 예수님께 복종하는구나.’하며 놀라워합니다. 같은 날,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이루어진 한 사건을 두고 일어나는 ‘더러운 영’과 ‘치유 사건을 체험한 사람들’의 반응은 서로 다릅니다. ‘더러운 영’은 예수님께 당신과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서로의 길이 다르다고 외칩니다. 그러나 ‘치유 사건을 체험한 사람들’, 치유 받은 사람과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예수님이야말로 권위 있는 말씀과 행적을 이루시는 분이심을 고백합니다. ‘더러운 영이 들렸던 사람’은 처음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믿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의 증언을 들으면서, 점차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실감했을 것이고, 예수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이 솟아올랐을 것입니다. 이 사건을 겪으면서 ‘치유 받은 그 사람’도, ‘치유 사건을 목격한 이웃 사람들’도 모두 예수님과 깊고도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우리 주위에서 드러나는 하느님 사랑의 손길을 알아채고, 체험하면서 주님과의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겠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삶에 아무 상관이 없는 분이 아니라, 우리 삶을 이끌어주시는 권위 있는 스승이시기 때문입니다.
 
 - 예닮영성 심화길잡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