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도 의미가 있으며, 유익한 무엇이 있다. 불안이 없다면 절제도 없었을 것이며, 나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과도한 요구를 했을 것이다. 불안은 가끔 나를 멈춰 서게 하고는 잘못된 인생관을 지적해 주기도 한다.
  완벽주의의 배경에는 자기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심각한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불안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또 자존심이 있다. 불안과의 대화를 통해 나는 겸손해질 수도 있다. 나의 한계나 약점, 실수 들과 화해하고 "웃음거리가 되어도 좋다. 모든 것을 다 잘할 필요는 없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실존에 대한 불안들도 있다. 고독, 상실, 죽음에 대한 불안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죽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럴수록 더욱더 불안과 대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 것이다."
  불안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그것과 화해할 수 있다면, 나는 그 안에서 깊은 만족과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안셀름 그륀 『삶의 기술』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