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과 밤은 항상 어둠과 악마의 세력이 활개 치는 시간을 상징한다. 다른 항구로 항해하는 우리의 여정에는 온 밤이 소요된다. 이는 악마의 권세가 활동하는 영역들을 거쳐 마침내 해방하시는 하느님의 항구에 이르는 우리 삶의 여정을 상징하고 있다. 아침은 부활의 시간이다. 예수께서는 당신 부활로 어둠의 세력을 이겨내셨다. 따라서 호수를 걸으신 예수께서는 미리부터 죽음의 밤을 이겨내셨던 부활하신 분을 암시하고 있다.
구원하시고 해방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삶의 여정에 있는 우리를 바로 이 예수 안에서 만나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은 항상 우리를 불안에서 해방하시고, 우리에게 신뢰를 불러 일으키시는 하느님이시다. 우리를 불안에 떨게 하는 신은 악마일 뿐이지 예수의 하느님은 아니다. 예수께서 가까이 현존하시면 우리에게서 모든 불안이 사라진다. 그분께서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즉시 그친다.
이 예수 안에서 우리의 굶주림을 채워주시고, 풍랑과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는 우리 삶의 여정에 동행해 주시는 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분이 우리 안에 계시면, 어떤 악마의 권세도 우리를 생명과 하느님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다른 항구에 안전하게 도착할 것이다.

                                      -안셀름 그륀의 『예수, 자유의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