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권  회 심 (서른 두 살 때, 386)

9. 두 가지 마음

이 야릇한 일이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이오니까.
어째서 이러한 것이니이까. 당신의 자비가 비추어져
 나로 하여금 묻게 하소서, 인간 벌의 심연, 아담의 후예의
암담한 고뇌에 대한 답변을 누가 할 수 있겠는지.

이 야릇한 일이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이며
어째서 이러는 것이오니까.

마음이 육체에게 명령할 때 곧 따르지마는 마음이 제게
명할제면 듣지 아니합니다. 마음이 손더러 움직이라 하면
명령과 복종이 구별되지 않으리만큼 그렇게 쉽습니다.
마음은 마음이고 손은 육체이건만......

그러나 마음이 마음더러 마음먹으라 하면
서로 다를바 없건마는 하지는 않습니다. 이 야릇한 일이
어디서 오는 것입니까. 어찌 된 일이오니까.

마음 없으면 명령도 아니할 것을 마음먹으라 명합니다.
그러면서도 명한 것을 하지 않는단 말씀입니다.

그러하오나 완전히 의지하지 않기에 완전한 명령이
아닌 것이오이다. 결국 명령은 의지의 정도대로 있는 것이어서
명령한 것이 아니 되기는 의지가 그만큼 밖에 안되는
까닭이오니 의지란 다른 것 아닌 오직 제 의지대로만
되기를 명하는 것이니이다.

그러기에 명령하는 것이 오롯한 의지가 아닙니다. 이 때문에
명령한 대로 되지 아니합니다.  만일 오롯하다면 되라고
명령할 것조차 없을 것입니다. 이미 되었으니 말씀이니이다.

그런즉 하고 싶다, 절반 하기 싫다는, 절반의 의지가
야릇한 게 아니라 마음의 병일 따름입니다. 습관에 억눌려
버려서 고스란히 진리에 떠받혀 일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의지란 이러므로 두 가지인 셈입니다. 그중 하나기 다가 아닌
까닭에 하나에게 없는 것이 다른 하나에게 있는 것이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