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권  카르타고. 로마. 밀라노의 교수, 마니교와 결별
(스물여덟 부터 서른살 까지, 382-384)

12. 돈, 사랑이 앞서는 로마 학생

내가 로마에 온 목적이 수사학을 가르치는 일이었던 만큼
열심으로 일을 시작하여, 우선 몇몇 학생을 집으로 모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들과 그들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까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한데 아프리카에서도 겪지 못한 일을 로마에서 당하다니
이게 무슨 일이옵니까. 물론 거기처럼 못된 청년들이 왁살스럽게
구는 일이 없기는 하지마는 듣자니 학생들 대다수가 선생에게
보수를 아니 주려고 작당을 해서 딴 선생을 찾아간다고 하며,
신의를 저버린 그들에겐 돈, 사랑이 앞서고 정의는 천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나 또한 비록 완전한 증오심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마음속으로 미워졌습니다.
아마도 나는 그들이 누구에게나 범하는 불의보다 나 자신이 
장차 당해야 될 일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이런 따위는 메스꺼운 것이었습니다. 당신을 떠나 덧없이
지나가는 놀음을 즐기고, 만지면 손이 더러워지는 진토 같은
이익을 사랑함으로써 간음지를 하고, 살같이 흘러가는 세상을
부여안고, 머무시는 당신(창녀된 영혼을 부르시고 당신께 돌아오는
그를 용서하시는 당신)일랑 젖혀두나이다.

나쁘고 옳지 않은 그들을 미워하기는 지금도 여전합니다.
다만 돈보다 저들이 배우는 지식을 더 귀히 여기고, 지식보다는
진리이시며 실다운 선의 충만이시며 지순한 평화이신
하느님 당신을 더욱 귀히 여기기까지 그 마음을 고치도록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만은 그들이 당신을 위하는 착한 인간이 되기를
바라기보다 내게 나쁜 짓 하는 것을 더 못 견뎠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