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초대에 순순히 응하셨습니다. 루카복음서에는 여기 말고도 예수님께서 두 번 더 바리사이의 식사 초대를 받아들이셔서 그들과 함께 식사하셨습니다.(루카11,37; 14,1) 복음서에 보면 바리사이들은 끊임없이 예수님께 트집을 잡고 못살게 굽니다. 예수님과 바리사이들은 매우 껄끄러운 사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그들의 식사 초대에도 순순히 응하십니다.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즐거이 식사하시던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을 끝까지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주시려는 모습을 바리사이들과의 빈번한 식사 자리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어떤 경우에도 당신 주장을 굽히시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복음에서 식사 중에 대화 내용으로 바리사이와 긴장 관계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때 예수님의 말씀, 채무자의 비유에서 하느님께서 모든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고 자비를 베푸시어 용서하시려는지를 분명하게 밝히십니다.

  이 복음에서 이 여인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 고을에서 이미 죄인으로 널리 낙인 찍힌 여인입니다. 그저 그 여인은 예수님 발치에서 울면서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시고 머리카락으로 닦고, 예수님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습니다. 그녀는 예수님으로부터 나중에 크게 인정을 받았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라.”(루카7,50)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친구’(루카7,34)라고 군중들로부터 평판을 얻고 있는 예수님에 대해서, 그 여인은 여자로서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알아봅니다. 예수님께서 가장 사악한 죄인도 용서하시러 오신 하느님의 예언자로 알아보고 그녀는 이렇게 좋아서 어쩔 줄 모르면서 자신이 이름난 죄인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서 대담하게 예수님께 눈물을 흘리면서 예수님께 대한 자신의 감정을 드러냅니다. 이제 여인으로서 곱게 가꾸었던 머리카락이 어찌 되었건 상관하지 않습니다. 자기 모습이 헝클어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예수님 발을 닦아드리고, 고이 간직하고 있던 값진 향유를 붓고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이미 철저하게 무시당하던 이 여인은 이렇게 예수님을 알아보고 흘러넘치는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옆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여인이 환희 속에서 하는 몸짓을 알아보시고 바리사이의 지적을 거부하며 채무자의 비유를 들어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알려주십니다. 이 여인이 이미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자리잡고 있음을 선언하십니다.

  이 여인은 이미 예수님께서 말씀과 행동으로써 그리고 예수님 존재 자체로서 구원을 가져다 주시는 메시아 이심을 알아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선언하고 계심을 그 여인은 알아본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마태21,32) 예수님을 만난 기쁨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고 그렇게 온 몸을 가지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여러분 차례입니다. 여러분도 그 여인과 같이 예수님을 알아보시도록 애써보십시오. 예수님은 하느님이십니다.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미사에서 영성체하면서 드러나듯이 예수님께서 내 안으로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십니다. 우리 자신이 하느님께 내세울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침울하게 지내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신 사랑과 자비는 우리에게 부활의 생명, 영원한 사랑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십니다. 단순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맞이하십시오. 기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