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784년 천주교 신앙 공동체가 우리 땅에 시작된 이래, 1791년 신해년의 박해를 시작으로 100여 년간 이루어진 박해 동안 순교한 1만 여명의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특별히 하느님과 교회를 위해, 신앙을 지키기 위해 이루어진 다른 사람에 의해 앞당겨진 죽음이 ‘순교’이고, 그분들을 ‘순교자’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의 순교자들은 순교한 날자가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9월 20일 하루에 함께 기억합니다. ‘하늘나라에 그 이름이 등록된 사람들’인 순교자들은 비록 이 세상에서의 삶이 죽음으로써 마감되었지만, 하늘나라에서의 새로운 탄생과 삶을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우리도 순교자처럼 우리의 ‘천상 탄일’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순교자의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삶의 자리가 ‘성지’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의 여정이 하느님 나라를 향한 ‘순례’의 길이어야 합니다. 순교자들은 살아가면서 뿐 아니라, 죽음의 순간에도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증언하였습니다. 1984년 성인에 오르신 103분 중의 한 분이신 성 김성우 안토니오는 “나는 천주교인이요. 살아도 천주교인으로 살고, 죽어도 천주교인으로 죽을 따름이오.”라고 신앙을 고백하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픈 마음을 지닙니다. 그런데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이 세상에서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이 세상의 행복을 넘어서는 더 중요한 참된 행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순교자들은 진정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희망하며 살아가는 참된 행복의 모습, 참 행복의 삶을 순교자들이 일깨워줍니다. 믿음을 지닐 수 있음에 감사하며, 믿음을 고백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기뻐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겠습니다.
 
 - 예닮영성 심화과정 길잡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