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 말씀을 거듭 읽고 새기면서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기억해 봅시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주님의 말씀이다. 하늘이 땅 위에 드높이 있듯이 내 길은 너희 길 위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 위에 드높이 있다.”(이사 55,8-9). 하느님의 ‘길’과 ‘생각’은 마치 하늘이 땅에서 아득하듯 근시안적인 계획을 뛰어넘은 그분의 구원적인 태도와 계획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일반적인 가치 판단과 가치 평가와 행동의 형태까지도 완전히 뒤엎어놓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오늘 복음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포도밭 주인과의 약속한 품삯 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일꾼들의 기대는 물론, 주인은 그 당시의 ‘정의’의 규범에도 어긋나게 모든 일꾼들에게 똑같은 품삯을 지불함으로써 먼저 와서 오랫동안 또 다른 사람들보다 더 힘들게 일한 사람들 사이에 불쾌감과 불평을 일으킵니다. 그러는 중에 포도원 주인과 거래를 한다는 것 또한 알게 됩니다. 이 비유의 말씀을 듣는 우리는 하느님의 신비나 그분의 태도를 파악했다고 여기는 순간 그분은 우리의 영역을 뛰어 넘어 새로운 시야와 현실을 던지시는 분이심을 알아차려야 할 것입니다. 그분이 가리키는 자비와 정의에 대해 깊이 묻고 머물러 봅시다.
 예수님의 포도원 주인의 비유의 말씀은 하느님의 정의와 자비가 지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몇 장면 있습니다. 오후 다섯 시쯤에도 나가 보니 또 다른 이들이 서 있었다.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왜 당신들은 하루 종일 이렇게 빈둥거리며 서 있기만 하고”,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키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그러자 그는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라는 대화가 그것입니다. 포도원 주인은 이 일꾼들하고만 대화를 합니다. 여기에 비유의 본래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도원 주인은 투털거리는 일꾼에게 “친구”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말하는 내용입니다. 그는 합의한 내용을 상기시키며, 그와 이 이야기에 대해 언짢아하는 이에게도 묻습니다. 이로써 하느님은 선하시지만, 그분의 선은 계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포도원 주인의 행위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정의는 그러나 모든 계산을 뛰어 넘습니다. 포도원 주인의 초대와 태도는 우리를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가 무엇인지 이끕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나라에 들어오도록 우리를 초대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의 초대를 받아들였습니다. 그 초대를 기뻐하십시오. 그러나 그 초대는 하느님께서 베푸신 자비와 정의 행위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우리는 주님의 밭에 있습니다.”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정당한 삯을 주겠소“하며 부르신 포도밭 주인의 약속을 기억합시다. 더 큰 상이 있을 수 없는 영원한 생명이라는 상급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한 생활을 해 나갑시다.
 
  - 예닮영성 심화과정 길잡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