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포도밭 임자는 자기 포도밭에 최고의 수확하기 위해 배려하는 모든 조처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비유는 하느님의 섭리, 계약의 백성의 배은망덕, 주인이 자기의 재산에 보이는 깊은 관심과 사람들의 유별난 완고함과 폭력성 등 여러 가지 주제가 얽혀 있습니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그가 소작인들에게 맡긴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곳에 있는 것들을 보살피고 그들에게 주어진 것을 지키라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주인에서 큰 은혜를 받고도 포도밭을 가꾸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주인의 아들을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립니다. 집 짓는 자들이 버린 돌이 그리하여 모통이의 머릿돌이 되었습니다.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기억합시다. “내 친구를 위하여 나는 노래하리라, 내 애인이 자기 포도밭을 두고 부른 노래를. 내 친구에게는 기름진 산등성이에 포도밭이 하나 있었네. 땅을 일구고 돌을 골라내어 좋은 포도나무를 심었네. 그 가운데에 탑을 세우고 포도 확도 만들었네. 그러고는 좋은 포도가 맺기를 바랐는데 들포도를 맺었다네”(이사5,1-2).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과연 포도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밭 임자는 “소출을 받아 오라고” 자기 종들, 곧 예언자들을 보냈습니다. 소출을 행실로 드러나는 복종심을 뜻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세심한 보살핌을 받고 나서도 그렇게 게으름을 피워 소출을 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찾아 온 종들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들은 밭 임자에게 용서를 청해야 마땅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히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주인은 소작인의 사악함과 종들을 보내신 분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보여 주기 위해 다시 종들을 또 보냈습니다. 주인은 그들이 분노하는 마음을 버리고, 아들이 갔을 때 그를 공손히 맞기를 바랐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당신께 돌아오게 하기 위해 마지막 표징으로 당신의 아들을 보내십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사악한 행실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지만 소작인들은 ‘아들을 보자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 하면서 포도밭 밭으로 밖으로 던져 죽였습니다.
 포도밭 주인은 이제 마지막으로 어떤 선택을 하는지 살펴야 할 일입니다. 포도밭 주인은 그토록 굳어져 버린 소작인들의 마음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었는가가 중요합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포도밭의 노래와 비교해 볼 때(이사 5,1-7)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에는 새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비유에서는 예수님께서 다만 그 소작인들을 벌하시고 포도밭은 제때 도조를 바칠 다른 소작인들에게 맡기실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주인이 거두어들일 소출과 소작인의 관계에 대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은 결코 중단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또한 교회를 통하여 계속 앞으로 전진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느님의 밭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 공동체도 하느님의 밭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당신 나라로 데려가시고, 우리 마음 밭을 맡기셨습니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온전히 드러나는 그 자리에 우리가 있음을 명심합시다. 하느님의 나라는 올바른 실천적 행위 속에 현존합니다. 새로운 이스라엘은 우리는 선택된 민족이고 왕의 사제들이며 거룩한 겨레이고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임(1베드2,9)을 잊지 맙시다.
 
  - 예닮영성 심화과정 길잡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