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은 영원한 것이 인간 안에 태어나는 그 탄생의 아품입니다.(...)
        우울한 마음은 영원과 이웃하고 있다는 데서 오는 인간의 불안감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축복이자 동시에 위협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구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좋은 우울감이 있고 나쁜 우울감이 있습니다.
       좋은 우울감은 영원한 것이 태어날 수 있도록 그에 앞서가는 우울감입니다. 그것은 영원과 가까이 있음으로 인해 생기는 내적 곤경입니다.(...)
       이 우울감을 견뎌 내지 못하는 경우, 인간은 창조를 위해 자신을 통합시키거나 생성을 위해 자신을 모아들일 힘을 찾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면 두 번째 형태의 우울감, 곧 나쁜 우울감이 고개를 듭니다.
       이 나쁜 우울감은 영원한 것이 갖춰야 할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는 의식, 좌절되었고 다 날려 버렸다는 의식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울감에 직면해서도 여전히 과제는 남습니다. 이미 이루어진 것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미 잃은 것을 직접적으로 다시 만회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더 높은 차원의 일이 있습니다. 종교적인 것에 호소하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 이것이 바로 참회입니다.
       참된 참회는 절대자 앞에서만 가능합니다.(...) 참회가 의미하는 것은 내가 나 자신을 거슬러 스스로를 하느님 앞에 세우는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하느님과 함께 말입니다. 바로 여기에 살아 있음이 숨쉽니다. "하느님 앞에서 하느님과 함께"라는 말 안에 더 이상 분석될 수 없는 새로움이 깨어납니다.

                        -  로마노 과르디니, <우울한 마음의 의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