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을 그의 발아래 두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만물을 그의 지배 아래 두시면서, 그 아래 들지 않는 것은 하나도 남겨 놓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보기에는 만물이 아직도 그의 지배 아래 들지 않았습니다(히브2,8).
 
  하느님은 분명 "내가 너의 원수들을 네 발판으로 삼을 때까지”(히브 1,13)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듣는 이들은 여전히 믿지 못했던 듯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만물이 그분의 지배 아래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증하는 말을 덧붙입니다. '주님께서 원수들을 당신의 발판으로 삼으셨다면 어째서 우리가 이토록 고통을 겪는 것인가?" 하고 묻는 이가 없게 하기 위해서지요. 바오로 사도는 사실 앞 인용 구절에서 '[발판으로 삼을] 때까지'라는 말로 그 일이 당장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암시한 바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 주제를 여기서 다시 이어 나갑니다. 만물이 아직 그의 지배 아래 들지 않았다고해서 영원히 그의 지배 아래 놓이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말라고 합니다. 만물이 반드시 그의 지배 아래 놓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이 예언이 선포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만물을 그의 지배 아래 두시면서, 그 아래 들지 않는 것은 하나도 남겨 놓지 않으셨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만물이 아직도 그의 지배 아래 들지 않는 것일까요? 앞으로 그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요한 크리소스토무스『히브리서 강해』4,2.
 
  - 교부들의 성경 주해 신약성경 XII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