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천사들이 하느님의 뽑힌 이들 곁에 머무르며 교활한 원수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이들을 지켜 주고 거룩한 열망이라는 위대한 선물로 이들에게 힘을 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천사들은 모두 하느님을 시중드는 영으로서, 구원을 상속받게 될 이들에게 봉사하다록 파견되는 이들이 아닙니까?"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이 이를 입증합니다. 그런데 천사들은 우리가 정성을 쏟아 특별한 방식으로 하느님을 섬길 때, 이를테면 교회에 들어가 성서 봉독에 귀를 기울이고 시편 응송을 귀담아들으며 열심히 기도하거나 장엄한 미사 예식을 올릴 때 특히 더 우리 곁에 머무른다는 사실을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여자들에게 교회에서는 천사들을 생각하여 머리에 수건을 쓰라고 권고했습니다(1코린 11,10 참조). 또한 예언자도 "천사들 앞에서 당신께 찬미 노래 부릅니다"(시편 138,1)라고 했습니다. 주님의 몸과 피의 신비가 이루어지는 곳에는 천사들의 무리가 함께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의심해서는 안 됩니다. 천사들은 그리스도의 지존하신 몸이 누워 계시다가 부활하시어 떠나신 무덤을 지극한 정성으로 지키고 있던 이들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이여, 교회에 들어와 주님을 찬미하고 경배하거나 장엄한 미사 예식을 올릴 때에는 언제나 천사들이 그곳에 함께 있음을 우리는 잠시도 잊지 맙시다. 또한 주님의 무덤에 나타난 천사들을 보고 두려워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린 여인들을 본받아 우리도 마땅히 두려움과 경외심을 가지고 주님께 대한 우리 의무를 이행하도록 노력합시다.
 
 
  * 존자 베다『복음서 강해』2,10.
 
  - 교부들의 성경 주해 신약성경 XII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