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佛敎) 대하여


1. 싯다르타 붓다(Buddha-깨달은 자)의 생애

전승에 따르면 싯다르타 붓다는 80세를 살았다. 그러나 그의 열반, 즉 사망연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오늘날 스리랑카, 타일랜드, 미얀마, 캄보디아(남방불교, 소승불교)에서는 열반한 해를 기원전 486년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나이 80세를 더하면 붓다는 기원전 566년(기원전 6세기)에 탄생한 것이다. 반면 티베트, 중국, 한국, 일본(북방불교, 대승불교)에서는 열반한 해를 기원전 386년으로 보고, 466년(기원전 5세기)에 탄생한 것으로 주장한다.
붓다의 이름은 싯다르타(Siddhārtha)이고 성은 가우타마(Gautama)였다. 그는 샤카족(Śākya)에 속했는데, 그의 별칭으로 알려진 샤카무니(Śākyamuni, 석가모니)는 “샤카족의 성자”라는 뜻이다. 아버지는 전사 계급(kṣatriya) 출신인 슛도다나(Śuddhodana)이고, 어머니는 마야(Māyā)였다. 그는 현재 네팔의 룸비니(Lumbinī) 동산에서 태어났으며, 그는 16세경에 아쇼다라와 결혼하여 라훌라(Rāhula)라는 이름을 가진 아들을 두었다.
그는 생(生)‧노(老)‧병(病)‧사(死)라는 신비적 사실 때문에 염세적 생각을 품게 되었고, 29세 때 카필라바스투를 떠나 출가 사문이 되었다. 그는 6년 동안 호흡 중지와 목숨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장기간의 단식을 하면서 가장 혹독한 고행(tapas)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은 쓸모가 없었다. 따라서 그는 다섯 비구들을 버리고 바라나시(Vārānāsi) 근처로 가서 중도(中道)의 방법으로 수행하였다. 그는 그곳에서 한 처녀가 바친 음식을 먹고 원기를 회복한 뒤, 보드가야(Bodhgāyā)에 있는 보리수(Bodhi-vṛkṣa, 완전한 지혜의 나무) 밑에 앉아 선정에 들었고,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되었다. 향년 35세였다.
붓다는 깨달음을 얻은 이후, 보드가야에서 4주 혹은 7주 동안 머물며 명상을 한 뒤 바라나시의 녹야원(Mṛgadāva)으로 갔다. 그리고 함께 고행을 했던 5도반(道伴)에게 4성제(聖諦, catur-ārya-satya)와 무아(無我, anātman)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가르침을 들은 5도반은 붓다에게 귀의하였다. 그렇게 됨으로써, 붓다‧법‧승단(3歸依)이 갖추어진 정식 불교가 탄생하였다. 그 후 붓다는 45년 동안 전도 활동을 하였으며, 80세가 되던 해 대장장이 춘다(Cunda)의 점심공양 초대를 받아 음식(돼지가 좋아하는 음식, 혹은 돼지고기)을 먹었는데, 그것이 탈이 나서 “연료가 다해 꺼진 불꽃과 같은” 열반에 들었다.

2. 붓다의 깨달음(4聖諦)

4성제는 고대 인도의학에서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쓰는 네 단계로 이루어진 공식과 같다. 마치 의사가 먼저 환자의 병이 무엇인가를 알고, 다음에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진단한 후에 원인을 제거하는 처방과 치료를 베풀면 그 결과로 병이 제거되고 건강을 회복하게 되듯이 4제설은 붓다가 중생의 병인 苦를 치료하는 과정과 방법이다.

① 고제(苦諦, duḥkha) - 환자의 상태
- 모든 것은 고통이다.
- 8고(生, 老, 病, 死, 싫어하는 것과 함께 하는 것, 좋아하는 것과 헤어지는 것,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것, 애착의 다섯 대상(色‧受‧想‧行‧識)의 작용)
② 집제(集諦, samudaya/ tṛṣṇā) - 병의 원인
- 고통의 근원은 욕망(tṛṣṇā)이다.
- 3욕망(감각적 욕망-慾愛, 생존에 대한 욕망-有愛, 소멸에 대한 욕망-無有愛)
③ 멸제(滅諦, nirodha) - 환자의 치유 가능성
- 고통의 끝이 있다(涅槃).
- 욕망을 완전히 끊어 버림으로써 탐욕에서 벗어날 수 있다.
④ 도제(道諦, mārga) - 환자의 치유
- 열반으로 인도하는 길이 있다.
- 계(戒, 계율에 따라 살아가고), 정(定, 명상하며), 혜(慧, 지혜가 솟아난다)
- 팔정도(正見, 正思惟, 正語, 正業, 正命, 正精進, 正念, 正定)

3. 붓다의 마지막 말

춘다의 공양 이후 병에 걸려 죽어갈 때, 아난다가 슬퍼하면서 “우리는 누구를 의지하며 살아야 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붓다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그대들은 자신을 섬(島, 깨달음, 안전한 곳)으로 삼고 자신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남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말라. 법을 섬으로 삼고, 법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다른 것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말라”(󰡔대반열반경(Dīgha-nikāya)󰡕, 2.26).
또한 붓다는 󰡔대반열반경󰡕의 다른 곳에서 “아난다여! 너희들 가운데 일부는 ‘스승의 말씀은 끝났다. 이제 우리에게 더 이상 스승은 없다’라는 생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아난다여! 그러나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내가 떠나면 너희들을 위해 내가 설하고 가르쳤던 법(法)과 율(律)을 스승으로 삼아라. ……아난다여! 내가 떠난 뒤 만일 승단이 원하면 사소한 계는 버려도 상관없다”라고 설한다.
이와 같은 붓다의 가르침에서 윤회(saṃsāra, 속박의 세계에서 생과 죽음을 반복하는 것)는 대해(大海)에 비유되고, 열반(nirvāṇa, 깨달음, 최고의 이상의 경지)은 섬에 비유된다. 그 윤회의 근원은 무지(無知, avidyā) 혹은 마야(幻, māyā)이며, 윤회를 지배하는 인과법칙이 업(業, karma)이다. 따라서 업의 속박으로 부터 벗어나 열반을 성취하기 위해, 법(法, dharma)과 율(律, vinaya)을 스승으로 삼고 그것에 의지하며 살아가야 한다.


후원회 특강, 2013년 12월 14일, 박문성 마태오 신부